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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한국어 및 독서논술코칭수업일지

발랄한 서현이와 워딩업 교재로 문법 다듬기

by 친친유나 2023. 3. 2.
발랄한 서현이와 함께 워딩업 1단계 1호로 문법을 다듬는 첫 시작을 열었다. 이 교재에는 끝말잇기, 주어진 상황에 맞게 감정 연결하기, 문장 성분 공부하기가 1주차 분량으로 나온다.

발랄한 서현이와 함께

내가 사진을 보니 아이와 2년 전에 수업했던 내용들이다. 당시 2학년이었을 때 서현이는 나와 함께 워딩업 1단계 1호의 첫 시작을 열었다. 나한테 배우는 학생들 중 이름만 같고 성이 다른 여학생이 있는데, 이 발랄한 서현이가 내가 사는 곳과 가까운 구서동에 사는 소녀이다. 나랑 공부한 지가 거의 4년이 다 되어가니 우리는 정말 오래된 인연이다. 서현이와 함께 수업하노라면 이야기꽃도 많이 피우고 은근히 정신이 산만해서 내가 중간중간 주목을 시켜야 한다. 그녀는 K-POP 댄스를 배우는 걸 좋아하고, 춤추는 것도 재밌어하며, 음악 줄넘기 학원도 다니는 등 활발한 여자아이다. 아이는 심지어 음악 줄넘기 강사 자격증도 벌써 취득해 놓았다. 아이와 그녀의 어머니의 말에 따르면, 미래 직업에 미리 대비해 놓았다고 한다. 예전에 비하면 그녀는 지금 정말 많이 차분해지고 학습 습관도 잡힌 것인데, 공부하고 싶은 부분과 공부하기 싫은 부분의 경계가 꽤 선명한 편이어서 변덕을 부리는 게 단점이다. 초등학생 때는 종합적으로 익혀야 하는 내용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공부하기 싫은 부분이 나와도 누구나 두루 배워야 한다. 앞으로 사회생활할 때 아주 중요한 부분이니까 말이다. 서현이는 지금도 국어의 기초 문법들을 골고루 공부하고 있는 중이다. 이때보다는 교재의 단계가 높아졌지만 그녀는 여전히 매일 과제로 하고 있다.

워딩업 교재

<토론하는 아이들> 출판사에서 펴낸 이 워딩업 교재는 초등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총 12호로 구성되어 있다. 내가 다니는 회사에서는 3학년까지만 허용이 되어 있어서 아쉽다. 6학년까지는 열려 있어야 더 어려운 내용들도 지겹지 않고 반복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좀 아쉽다. 서현이와 함께 수업했던 이 워딩업의 레벨은 1단계 1호에 해당한다. 학생들의 절대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끝말잇기'부터 '원고지 쓰기'까지 다양한 학습 활동의 형태가 담겨 있다. 이 중에 나는 이 책의 맨 앞부분을 따로 업로드해 보았다. '끝말잇기'는 두 말할 것도 없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주어진 상황에 맞게 알맞은 감정을 연결하는 부분에서는 엉뚱한 감정도 농담 삼아 말하면서 까르르 웃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단어 뒤에 덧붙는 문장의 성격에 대해 구분해주기도 했다. 한국어에서는 이 덧붙는 말로 문장의 뜻과 뉘앙스가 많이 달라지기 때문에 배우는 사람들이 정확하게 공부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워딩업 교재가 제격이다. 이 책은 가르치는 선생님이나 배우는 학생 서로에게 호감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책이다. 게다가 한국 초등학교 국어 교과 과정에 맞추어 수록되어 있어서 학교 공부 대비에도 도움이 된다. 1단계는 초등 1학년들이 공부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데, 해당 학년들이 하기에는 꽤나 어려워서 2학년 학생들이 공부하면 딱 안성맞춤인 책이다.

문법 다듬기

맨처음에 나오는 '끝말잇기'부터 보고자 한다. 정말 내가 이제까지 수업하면서 '끝말잇기'가 1쪽에 나오는 걸 보고 인상을 찌푸리는 초등학생 한 명도 보지 못했다. 그 정도로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활동인데, 서현이가 재밌어하기도 하지만 그녀 나름대로 고민하면서 뻔한 단어를 적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이 더 좋은 것이다. 국어사전과 병행해도 되는데, 각 단어의 끝말이 골치가 아플 정도로 낯선 것도 아니어서 아이 스스로 충분히 채워 넣을 수 있는 게 보기 좋았다. 첫 번째 사진을 보면 그녀가 '폰'에서 약간 망설였는데, 그다음 말을 '폰 중독'으로 써넣었다. '폰 중독'이 독립적인 단어는 아니지만 요즘 세상이 하도 스마트폰에 중독되어 있는 거나 마찬가지여서 그녀의 생각에는 이렇게 적어 넣은 것 같다. 두 번째 사진은 내가 이미 '워딩업 교재' 단락에서 수업 설명을 한 터라 더 길게 쓰진 않겠다. 그래도 간단히 언급하자면, 한 상황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감정'과 연결을 지으며 자연스러운 느낌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아이들을 지도하다 보면 이들이 가끔 놀라다와 무섭다의 상황을 자주 혼동한다고 느낀다. 예를 들어, '놀라다' 감정과 맞는 상황은 큰 개가 갑자기 나한테 다가왔을 때이고 '무섭다'는 공포영화를 보거나 나를 위협하는 무언가를 만나는 등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위험한 상황에 놓였을 때로 구분해서 지도한다. 이러면 학생들이 어느 정도 구분을 하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단어 뒤에 덧붙는 말은 그 상태의 원래 속성이나 재능을 설명할 때 쓰고, 가끔씩 그 대상의 현재 상태를 설명할 때 활용된다고도 알려준다. 이렇게 1학년에 해당하는 1단계여도 내용들이 결코 시시하지 않아서 나는 서현이를 비롯한 많은 학생들을 지도할 때 매우 유용하다고 느낀다. 그녀는 오늘도 국어 문법을 다듬으며 한 단계 성장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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